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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5. 4.

석송령



경북 예천군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선충의 공격으로부터 한 그루의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나무는 예천군 감천면 천향1리 석평마을의 ‘석송령(石松靈·천연기념물 제294호)’으로, 추정 수령(樹齡) 600살에, 높이 10m, 직경 4.2m에 폭이 동서로 32m·남북으로 22m에 달하며 그늘 면적만 990㎡에 이르는 노거송(老巨松)이다.


예천군은 현재 1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 방제업체에 의뢰, 소나무에 무해한 특수약품을 주기적으로 뿌려주며 보호 중이다.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이 2001년부터 휩쓴 경북지방에서는 그동안 구미를 시작으로 5만그루의 소나무가 고사(枯死)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소나무는 약 600년 전 큰 홍수가 났을 때 개울을 따라 떠내려오던 것을 주민이 건져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1920년 이 마을에 살던 이수목(李秀睦)이라는 사람이 ‘석평마을에 사는 영감이 있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석송령’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고, 자식이 없던 자신의 토지 4558㎡를 물려주고 등기까지 내주어 재산을 가지고 세금을 내는 나무가 됐다.


마을에서는 석송령의 세금(작년 9140원)을 대납해 주고, 재산으로 1985년부터 장학금을 조성해 매년 50만원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석송령을 “우리민족의 나무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소나무”라며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그러나 정작 석평마을 주민들은 태평하다.
이 마을 김성호(68)씨는 “석송령은 6·25전쟁 당시 인민군이 예천에 주둔하면서 매일같이 쏟아진 폭격에도 끄덕 없었던 영물”이라며 “재선충도 석송령을 함부로 쓰러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