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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5. 9.

조경이란?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관리하는 예술.

조경은 회화·조각·산업디자인·건축·토목·도시계획 등의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또한 조경은 예술이자 기술이고 사회적 수요의 산물이며, 심미성과 기능성과 공공성은 조경의 기본적 특성이자 조경이 지향해야 할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은 인간에게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존조건의 총화이며, 인간은 유사 이래로 환경과의 상호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은 환경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왔는데, 이러한 변화의 결과물 혹은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인간행위를 광의의 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경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성을 강조하는 근대적 의미의 조경은 186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의 A.다우닝, F.옴스테드, C.엘리어트 등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었던 '공원운동(Public Park Movement)'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구에 있어서 조경은 산업혁명과 도시화의 악영향이었던 도시 위생문제에 대처하고 노동계층의 여가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한 개념으로 시작되었다. 그 이전의 조경은 대개 사적(私的)인 조원(造園)행위에 국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경이라는 말은 1858년 F.옴스테드와 C.보가 조경가(landscape architect)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보편화되었다. 조경은 시대적 요구와 사회적 필요성의 변화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해 가며 인간 정주환경의 개선에 이바지하여 왔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무분별한 도시화와 도시팽창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원적인 도시환경을 창조하고 도시미를 고양하는 방향으로 조경의 초점이 맞추어졌다. '도시미운동(City Beautiful Movement)'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여러 예술 분야의 모더니즘운동과 맥을 같이하면서 뛰어난 조경가들과 조경작품들이 탄생되었으며, 도시 근교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과 공원 및 녹지체계수립 등에 이바지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후 복구사업을 중심으로 조경의 범위 및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문업으로서의 영역을 확고히 해갔다. 특히 1960년대 이후에 조경은 범지구적인 문제로 부상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의 보전과 치료로 관심을 돌리게 되며, 광역적인 대규모 개발사업 등에 있어서 환경적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게 되었다.

1980년대에는 다시 조경을 예술로 파악하고자 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일었는데, 이는 과학·문학·예술 전반을 지배했던 모더니즘에 대한 회의와 반성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대표적인 조경가로 T.처치, G.에크보, D.카일리, J.로즈, L.핼프린 등을 들 수 있으며, 최근에는 P.워커, M.슈왈츠, G.하그리브스 등의 작품이 주목을 끌고 있다. 근래의 몇몇 작품은 환경미술(environmental art) 및 대지예술(earth work)과 그 특성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한국에서는 1970년대 초반 대규모 국토개발사업 및 고속도로개발 등에 맞추어 ‘조경업’이라는 전문업이 출범하였다. 1973년 서울대학과 영남대학에 조경학과가 설치됨으로써 전문인력이 배출되기 시작했으며, 조경기술자격(기술사·기사)이 신설되고 조경가협회 및 조경사협회가 창설됨으로써 전문업으로서의 골격이 마련되었다. 1970년대 이후의 대표적인 공공 조경작품으로는 파리공원, 올림픽공원, 용산가족공원, 예술의 전당, 무역센터 광장, 과천·분당·일산 신도시 등을 들 수 있다.

초창기에는 조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미했으나, 이후 한국의 조경은 20여년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의 곳곳을 보다 인간에게 쓸모있고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또한 서양 문물의 급속한 전파과정 속에서 전통문화 유산을 보전하고 한국적 조경양식을 재창조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

1. 대상


조경의 범위는 문을 나서서부터의 모든 외부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주택정원 및 상업건물의 정원, 가로 및 광장, 대규모 주거단지, 대학 캠퍼스, 고속도로·공업단지·항만·공장 등의 기간시설, 놀이터·근린공원·운동공원 등의 도시공원녹지, 묘지공원·도립공원·국립공원·천연기념물보호지 등의 자연공원, 궁원·사찰·고주택 등의 문화유적지, 동물원·야영장·경마장·골프장·스키장·유원지 등의 관광 및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이 조경이라는 인간 행위의 대상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상의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그 세부를 장식하는 옥외조각과 슈퍼그래픽 등과 같은 예술품, 분수와 가로장치물과 포장 등과 같은 시설물 역시 조경의 대상이다.

2. 과정과 방법

조경은 ‘계획 및 설계’라는 과정을 통해 구체화된다. 계획이 ‘문제의 해결’에 관련된다. 조경에서는 계획과 설계가 엄격히 구분되기보다는 상보적이고 연속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계획 ·설계 과정은 ‘기본전제의 검토 → 자료수집 ·분석 및 종합 → 기본구상 → 대안작성 → 기본계획 → 기본설계 → 실시설계 → 시공 ·관리’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본전제의 검토 단계에서는 개발의 방향, 공간규모, 공간 프로그램, 의뢰인의 특성 등이 검토된다. 자료수집 ·분석 및 종합 단계에서는 대상지에 조경계획 ·설계를 수립하는 데 필요한 정보 및 米嘯?검토된다. 이 단계에서 고려되어야 할 인자는 자연적 인자, 인문적 인자, 미적 인자로 크게 구분된다.

자연적 인자로는 토양 ·지질 ·지형 ·경사도 ·수문 ·지표수 ·지하수 ·기후 ·식생 ·야생동물 등이 분석되며, 인문적 인자로는 토지 이용 ·교통동선 ·인공구조물의 현황과 역사 ·예상 이용자의 특성 등이 분석된다. 미적 인자로는 대상지의 물리적 요소의 형태, 시각적 특질, 미적 가치, 이미지 등이 고려된다.

조경작품은 일상생활을 담는 환경 위에 남겨지는 인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미적 인자는 조경계획 ·설계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선 ·형태 ·크기 ·질감 ·색채 등이 형성하는 반복 ·리듬 ·대칭 ·통일 ·변화 등의 미적 원리가 조경미를 크게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기본구상 단계에서는 분석 ·종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전반적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이는 개략적인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본구상을 몇 가지 가능한 대안으로 발전시켜 최종안이 선택되며, 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이 수립된다. 기본계획 단계에서는 공간의 개략적인 골격, 토지이용과 동선체계, 각종 시설 및 녹지의 위치 등이 정해지며, 향후 사업시행을 위한 사업 규모가 추정되기도 한다. 배치계획 ·토지이용계획 ·동선계획 ·정지(整地)계획 ·식재(植栽)계획 ·하부구계획 ·사업투자계획 등의 부문별계획이 마련된다. 기본계획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구체화한다.

이 단계에서는 공간의 형태, 시각적 특징, 기능성과 효율성, 재료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한다. 특히 기본설계는 조경의 작품성을 좌우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으므로 창조적인 디자인 개념이 필요하다. 디자인 개념도 ·배치설계도 ·도로설계도 ·식재설계도 ·시설물배치도 ·시설물설계도 등이 작성된다. 기본설계는 사업을 확정하고 그 안을 관계자들에게 이해시키고 최종적인 시행에 필요한 준비작업을 하는 단계이므로 미래의 모습에 대한 정확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각종 도면의 표현방법에 특징이 있어야 하며 시각적인 전달효과도 커야 한다.

실시설계는 실제의 공사시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도면을 작성하는 단계이다. 시공자가 쉽게 알아보고 시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시공할 수 있도록 도면이 작성되어야 한다. 각종 설계도 ·상세도 ·수량산출서 ·일위대가표 ·공사비 ·시방서 ·공정표 등의 서류가 이 단계에서 작성된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과정이 끝나면 시공자를 선정하여 공사를 하게 되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자는 시공이 설계대로 이루어지는지의 여부를 감리하게 된다. 설계자는 시공의 용이성 ·경제성 ·견고성 등을 고려하여 일정정도 설계를 변경할 수도 있다. 시공이 끝난 후에는 관리가 용이하도록 관리계획이 작성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조경계획 ·설계가 시행된 후 실제의 이용자에게 혹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후평가의 대표적인 예로 이용 후 평가(post occupancy evaluation)라는 개념을 들 수 있다.

3. 과제

인간과 환경의 조화를 연출하는 예술인 조경은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환경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그 안에 놓여진 인간의 실존을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예술성 있는 조경작품들이 이 지구의 곳곳을 수놓아야 할 것이다.

둘째, 환경의 수용능력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인간에게 유용함을 줄 수 있는 조경계획 ·설계방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1992년의 ‘리우선언’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SSD)’을 구현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천명한 바 있다.

셋째, 인종과 연령과 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찾고 즐길 수 있는 민주적인 조경공간이 널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1972년의 유엔인간환경회의는 “인간은 품위있고 행복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 속에서 자유, 평등 및 쾌적한 생활조건을 누릴 기본적 권리를 가지며, 현 세대 및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할 엄숙한 책임을 가진다 ….”로 시작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조경은 보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건강하고 편리하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의미있는 환경을 만들고 가꾸고 다듬고 지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